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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이전·해체, 지도에서 사라지는 '군인 마을'의 기록

군부대 이전·해체, 지도에서 사라지는 '군인 마을'의 기록 1. 하나의 운명 공동체: 군부대와 함께 태어나고 성장한 도시 강원도 화천, 양구, 인제, 경기도 연천. 이들 접경지역 도시들의 역사는 군대의 역사와 사실상 동일합니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 안보 논리에 따라 수많은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허허벌판이었던 땅에 도시가 생겨났습니다. 젊은 군인들과 그 가족들의 수요는 곧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식당, 목욕탕, 이발소, PC방, 군장점 등 모든 상점은 군인을 상대로 문을 열었습니다. 주말 외출·외박 나온 군인들로 거리는 늘 북적였고, 이들이 쓰는 돈은 그대로 지역 경제의 핏줄이 되었습니다. 이들에게 군부대는 단순한 주둔지가 아닌, 도시의 심장이자 ..

행정구역 통합'은 과연 만능열쇠일까?: 옥천-보은 통합 무산 사례로 본 주민 갈등과 실효성 문제

'행정구역 통합'은 과연 만능열쇠일까?옥천-보은 통합 무산 사례로 본 주민 갈등과 실효성 문제 1. '규모의 경제'라는 달콤한 약속, 행정구역 통합론의 등장 인구는 줄고, 재정은 악화되며, 행정 서비스의 질은 떨어지는 악순환. 지방소멸 대응의 시급함 속에서 '행정구역 통합'은 매우 논리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처럼 제시됩니다. 인접한 시·군을 하나로 묶어 중복되는 행정 비용을 줄이고, 공무원 조직을 슬림화하여 행정 효율화를 꾀하자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인구와 면적을 키워 보다 강력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국책 사업 유치나 광역 교통망 확충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습니다. 이론적으로 행정구역 통합은 흩..

KTX가 지역소멸을 가속화한다? '빨대효과'의 실체와 교통망의 역설

KTX가 지역소멸을 가속화한다? '빨대효과'의 실체와 교통망의 역설1. 장밋빛 기대, 그러나 차가운 현실2004년, 대한민국은KTX개통과 함께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당시 정부와 언론, 그리고 수많은 국민은 고속철도가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의 통로'가 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수도권의 관광객들이 손쉽게 지방을 찾고, 기업들의 지방 이전이 활성화되며, 국토균형발전의 초석이 되리라는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KTX 개통 이후 오히려 지역 상권이 위축되고 인재 유출이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교통망 발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