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4

군부대 이전·해체, 지도에서 사라지는 '군인 마을'의 기록

군부대 이전·해체, 지도에서 사라지는 '군인 마을'의 기록 1. 하나의 운명 공동체: 군부대와 함께 태어나고 성장한 도시 강원도 화천, 양구, 인제, 경기도 연천. 이들 접경지역 도시들의 역사는 군대의 역사와 사실상 동일합니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 안보 논리에 따라 수많은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허허벌판이었던 땅에 도시가 생겨났습니다. 젊은 군인들과 그 가족들의 수요는 곧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식당, 목욕탕, 이발소, PC방, 군장점 등 모든 상점은 군인을 상대로 문을 열었습니다. 주말 외출·외박 나온 군인들로 거리는 늘 북적였고, 이들이 쓰는 돈은 그대로 지역 경제의 핏줄이 되었습니다. 이들에게 군부대는 단순한 주둔지가 아닌, 도시의 심장이자 ..

지역소멸대응기금, 정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까? (기금 운용의 비효율성 문제와 대안 제시)

지역소멸대응기금, 정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까? 절박함의 산물, 지역소멸대응기금의 탄생과 현실 대한민국은 지금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과 저출산·고령화의 이중고 속에서 지방 도시들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2022년부터 매년 1조 원 규모의 지역소멸대응기금을 조성하여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지자체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취지는 명확합니다. 인구 유출을 막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지속가능한 지역 사회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지방재정 지원을 넘어, 국가적 위기인 균형발전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입..

일본 유바리 시 파산 20년, 한국의 쇠퇴 도시에 던지는 교훈

일본 유바리 시 파산 20년, 한국의 쇠퇴 도시에 던지는 교훈 화려했던 탄광 도시의 몰락, 유바리는 왜 파산했나? 홋카이도에 위치한 유바리 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최고의 탄광 도시로 검은 다이아몬드, 즉 석탄과 함께 황금기를 누렸습니다. 인구는 12만 명에 육박했고, 일본에서 가장 먼저 재정자립을 이룰 정도로 부유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정책의 변화로 석탄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도시의 운명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의 대응이었습니다. 유바리 시는 사라진 탄광의 영광을 '관광'으로 재현하려 했습니다. '탄광에서 관광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막대한 빚을 내어 스키장, 테마파크, 박물관 등을 우후죽순으로 건설했습니다. 하지만 단일..

빈집 문제의 이면: 철거 vs 리모델링, 지자체별 재정 및 법적 딜레마 심층 비교

빈집 문제의 이면: 철거 vs 리모델링, 지자체별 재정 및 법적 딜레마 심층 비교전국적으로 145만 호를 넘어선 빈집. 이는 더 이상 일부 농어촌만의 문제가 아닌, 도심까지 파고든 우리 사회의 심각한 질병입니다. 붕괴 위험, 쓰레기 무단 투기, 청소년 범죄 장소화 등 빈집이 야기하는 문제는 명확합니다. 해결책 역시 '철거' 또는 '리모델링'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로 단순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겪는 복잡하고 첨예한 재정적, 법적 딜레마가 숨어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공공의 안전'과 '사유재산권 보호'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빈집 문제의 최전선에서, 지자체가 왜 선뜻 철거하지도, 적극적으로 리모델링하지도 못하는지 그 구조적인 딜레마를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하고, 현실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