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을 지키던 '당산나무'와 사라진 이야기: 구전 설화의 마지막 전승자를 찾아서 1. 나무는 말이 없고, 이야기는 흩어진다 마을 어귀, 500년 된 느티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나무 아래서 막걸리를 나누던 어른들도, 금줄을 두르고 당산제를 지내던 풍습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나무는 거대한 식물학적 표본으로 남아있을 뿐, 한때 마을 전체의 안녕을 기원했던 영험한 존재로서의 의미는 희미해졌습니다. "옛날에 가뭄이 들었을 때 저 나무 아래서 기우제를 지내자 비가 내렸단다"와 같은 신성한 이야기, "밤늦게 저 나무 밑을 지나면 달걀 귀신이 홀린다"는 짓궂은 경고. 이러한 구전 설화는 ..